검정 (2016년 2월 21일)
오늘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검정색'에 대해 생각해보고, Elgar의 '위풍당당행진곡 1번(Pomp and Circumstance March No. 1)', 독일 밴드 Scorpions의 'Wind of Change', 홈민 씨의 '검은 장갑', 송창식 씨의 '선운사' 등 아름다운 음악을 들었습니다.
첫 노래는 Rod Stewart의 'Have I told you lately"였고, 2부 끝 곡은 Alannah Myles의 'Black Velvet'이었습니다. 3부 시작할 때는 Rare Bird의 'Sympathy'를 듣고, 이어지는 '고전 속으로'에서는 '침팬지의 대모'로 불리는 제인 구달의 책 <희망의 이유>를 읽었습니다.
'오늘의 노래'는 이 나라의 안보 상황을 생각하며 김민기 씨의 '늙은 군인의 노래'를 들었고, 마지막에는 Barbra
Streisand의 'Memory'를 들었습니다. 전곡 명단은 tbs 홈페이지 '즐거운 산책' 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검정'을 옮겨둡니다.
검정
지하철 긴 의자엔 일곱 명이 앉는데
일곱 명 모두 검정 옷을 입고 있으면
일행처럼 보입니다.
겨울은 검정이 고마운 계절입니다.
가물어 물 귀하고 두꺼운 옷 세탁하기 어려운데
검정이 없어 흰옷만 입어야 한다면
힘든 겨우살이가 더 힘들어질 겁니다.
게다가 검정은 빛을 받아들여 스스로를 데우니
추위를 이기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검정이
마음의 온도까지 올려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하철 승객들의 옷이 검정 일색인 건
나쁜 일이 아닙니다.
옷 색깔이 같다고 생각이나 목표까지 같은 건
아닐 테니까요.
기온이 오르면 검정이 줄어들고
노랑, 빨강, 연두, 다양한 색깔이 늘어납니다.
동장군이 물러가고 봄이 오는 건데요,
반가운 봄, 옷보다 마음에 먼저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