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의 아기(2015년 2월 2일)
어제 아침 tbs '즐거운 산책'에서는 일주일 전에 타계한 그리스인 가수 Demis Roussos의 'Rain and Tears'를 시작으로,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 양희은 씨의 'Seven Daffodils(일곱 송이의 수선화)' 등 아름다운 노래들을 듣고,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김광석 씨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와 Foreigner의 'I want to know what love is'도 좋았습니다. 전곡 명단은
tbs 홈페이지 (tbs.seoul.kr)의 '즐거운 산책' 방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운명' 원고를 옮겨둡니다.
운명
2월의 첫날이 일요일이니
11월의 첫날도 일요일입니다.
2월은 엄마 같고 11월은 아기 같은데
11월의 첫날이 2월의 첫날과 같은 요일이며,
어쩌다 한 번 그런 게 아니고
윤년이 아닌 해엔 언제나 그렇다고 하니
문득 ‘자녀는 부모의 운명을 닮는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지난달 의정부 화재 사고로 숨진 나미경 씨...
자신은 보육원에서 자란 스물두 살 미혼모였지만
세 살배기 아기는 보육원에 보내지 않겠다며
꿋꿋이 홀로 키웠다고 합니다.
아기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돈보다 필요한 건 어머니입니다.
미경씨의 뒤를 이어 어머니가 되어주실 분, 안 계신가요?
같은 요일에 시작하는 2월과 11월의 끝이 다르듯
어머니와 아기의 운명이 다르다는 걸 보여주실 분...
언 땅을 녹이는 2월 같은 사랑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