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2014년 11월 30일)
오늘 아침 tbs '즐거운 산책(FM95.1MHz)'에서는 '촛불'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첫 노래는 동요 '나뭇잎 배', 마지막 곡은 Simon & Garfunkel의 'I am a rock' 이었습니다. 바위 같은 사람... 눈. 비, 바람, 찌는 듯한 더위, 살을 에이는 추위에도 꿈쩍 않는 바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오늘 들려드린 모든 노래의 명단은 www.tbs.seoul.kr의 '즐거운 산책' 방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촛불'은 항쟁의 수단이 된 지 오래이지만 '촛불'의 본래 기능은 어둠을 밝히는 것입니다. 마음 밖의 어둠이든 마음 속 어둠이든... 초 한 자루를 켜고 무릎을 꿇으면 제가 가야할 곳이 얼마나 먼 지 깨닫게 됩니다. 요즘 매일 밤 마주하는 초는 박경복 씨로부터 선물받은 것입니다. 경복씨, 초에 불을 붙일 때마다 경복씨를 생각합니다. 부디 평안하시길 빕니다. 아래에 제 칼럼 '들여다보기'에서 읽어드린 '촛불' 원고를 옮겨둡니다.
촛불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촛불을 켜고
하루를 돌이켜 봅니다.
부모님과 가족들, 제가 아는 사람들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지혜와 용기를 갖게 되길 소망합니다.
기도는 초를 가지러 갈 때부터 시작합니다.
제게 아름다운 하얀 초를 선물한 친구를 생각합니다.
암에 걸렸던 그가 완전히 치유되고
투병의 고통은 각성과 발전을 위한 경험으로만 남으라고 기원합니다.
촛불을 켜는 순간 제 머리 속에도 밝은 불 하나가 켜집니다.
흩어져 있던 생각들이 그 불을 중심으로 정리됩니다.
어쩌면 저 촛불에서 초점이라는 말이 나왔을지도 모르지요.
십여 년 동안 거의 매일 밤 촛불을 켜고 무릎을 꿇었지만
지혜와 용기는 아직 멀리 있습니다.
너무 피곤하고 졸린 날엔 촛불을 켜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이제부턴 하루도 빼지 않고 촛불 앞에 무릎을 꿇어야겠습니다.
촛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