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숙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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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1 1

노년일기 143: 아름다운 것이 스러질 때 (2022년 11월 21일)

세상에서 제일 빠르던 엄마의 걸음이 자꾸 느려질 때 스승 같은 선배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질 때 용서 대장이 어느 날부터 노여움 대장이 될 때 새 절 기와 같던 머리칼에 눈꽃 하얀 걸 볼 때 명문 자랑하던 친구가 저잣거리 흔한 여인이 될 때 여러 날 걸려 핀 꽃이 하루 환하다 지기 시작할 때 동네에서 가장 아름답던 집이 굉음 속에 무너질 때 가슴 속에 무엇 무거운 것들이 하나씩 자리 잡아 나도 엄마처럼 느려지다가 .. 가을 하늘 한 번 올려다보니 문득 가볍네!

나의 이야기 2022.11.2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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