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가 보내준 고창 단감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둘째 수양딸의 어머님이 고흥 단감을 한아름 보내주셨습니다.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맛은 한결같이 좋아서 사람도 단감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감들 중엔 피부가 연예인들처럼 곱고 반짝이는 감도 있지만, 검버섯과 기미 앉은 제 얼굴처럼 얼룩얼룩하고 군데군데 패이거나 멍든 감도 있습니다. 그래도 단감이라는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감은 없으니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건 사람뿐인가... 부끄럽습니다. 우리집엔 감나무가 없지만 감마다 감나무의 生과 추억이 배어 있으니 우리집은 어느새 감나무 집입니다. 감을 들여다보면 여름 끝 푸른 감 사이를 흔들던 바람과 감의 몸에 알알이 박히던 햇살과 비의 알갱이가 보이는 듯합니다. 문성님, 이순 여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