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노년일기 103: 틱낫한 스님과 죽음 (2022년 1월 27일)

divicom 2022. 1. 27. 08:30

새해 들어서며 부쩍 죽음을 생각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삶을 낭비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겠지요.

그런데 스승이 말씀하셨습니다. 생각은 낡은 것이니 생각 따윈

하지 말고 매일, 순간순간 죽으라고. -- 인도의 철학자

J. 크리슈나무르티(Jiddu Krishnamurti: 1895-1986),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Freedom from the Known>.

 

"당신은 죽음 없이 살 수 없다. 이것은 지적 역설이 아니다.

하루하루 마치 그것이 새로운 아름다움인 양 완벽하게 살려면

어제의 모든 것은 죽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당신은 기계적으로

사는 것이고 기계적인 마음은 사랑이 무엇인지 또는 자유가

무엇인지 결코 알 수 없다...

 

"죽음은 새로 태어나는 것이요 변화이며, 그 안에서 생각은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생각은 낡은 것이기 때문이다.

죽음이 있을 때 거기엔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이 있다.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는 곧 죽음이며, 그러면 당신은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틱낫한 스님 (Thich Nhat Hanh: 1926년 10월 11일 - 2022년 1월 22일)의

열반 소식을 들었습니다. 2014년 뇌졸중으로 말씀을 잃은 스님은 당신이

프랑스에 세운 플럼빌리지 (Plum Village monastery)를 떠나 당신이 태어난 고향,

베트남의 후에(Hue)로 돌아가 열반하실 때까지 그곳에서 사셨습니다.

 

스님은 제자들에게 "내가 죽으면 무덤도 탑도 짓지 말라.

우리 민족은 여전히 가난하다. (나 때문에) 베트남인의 땅과 돈이 쓰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2012410510004768

 

장례식은 29일 베트남 후에에서 거행되고 스님의 육체는 한 줌 재가 되겠지만

그것은 육체일 뿐 스님이 말씀하신 대로 스님의 실체는 아니겠지요.

"This body is not me. I am not limited by this body.
I am life without boundaries.
I have never been born,
And I have never died.

이 육체는 내가 아니다. 나는 이 육체에 의해 제한되지 않는다.

나는 경계도 한계도 없는 생명이다. 

나는 태어난 적이 없으니 죽은 적도 없다."

 

95년 동안 투쟁과 명상으로 우리와 함께해 주신 스님의 옥체에 감사합니다...     

 

플럼빌리지 웹사이트에 가면 이승에서 스님이 보내시는 마지막 일정에

함께할 수 있습니다. https://plumvillage.org/memorial/